이지민 환우 편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40대의 남편이자 아빠이자 세무사입니다.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일하는데 보내지만, 한 시간 정도는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저녁시간에는 종종 가족들과 마트에서 쇼핑을 합니다. 바쁜 시즌이 아닌 달에는 주말을 이용해 가족들과 교외 맛집을 찾아 가곤 합니다.

Q. 직업이 세무사 십니다. 세무사라는 직업의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올해로 벌써 13년차가 된 세무사로서 이 직업의 장점을 말하자면, 바로 ‘시간의 자유로움’입니다. 세무사는 기한 내 어떤 업무를 완료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므로 정해진 근무시간에 대한 개념은 비교적 중요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출퇴근 시간에 큰 제약이 없으므로 혹시나 시골에서 올라오신 부모님을 마중 나갈 수 있는 좋은 자녀가 될 수 있으며, 아이가 아플 때 병원에 함께 갈 수 있는 좋은 아빠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단점은 말씀드린 기한 내 업무를 완료해야 하는 그 ‘촉박한 시간’입니다. 세무 업무의 대부분은 신고기한이라는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출퇴근 시각에 제약이 없지만 해야 할 업무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므로 늦은 시간까지 업무를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즉, 좋은 아들과 좋은 아빠가 된 그 날은 아마도 밤새 일을 해야만 할 것입니다.

Q. 대학전공이 세무와 관련 있는지요? 어떤 계기로 세무사라는 직업을 갖게 되셨나요?

대학전공은 세무와는 무관한 통계학이었고, 취업 준비를 하는 과정에 사촌이 공인회계사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따라서 공인회계사 시험부터 준비를 시작하였습니다. 공인회계사 시험에는 안타깝게도 합격하지 못하였지만, 공인회계사 시험과 과목이 비슷한 세무사 시험에 합격하여 지금까지 세무사로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전공이 그렇게 중요하다곤 생각하진 않지만 가능하면 대학교에서 회계학은 꼭 이수를 하는 것이 시험 준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Q. 세무사가 되기 위해선 어려운 세무사 시험이 필수입니다. 시험 준비 기간이나 준비 과정은 어떠셨나요? 또 시험 준비에 특별한 노하우가 있으셨나요?

합격하지 못한 공인회계사 수험기간은 3년이었습니다. 이후 세무사 수험기간은 2년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공인회계사나 세무사 수험기간이 2년에서 3년 정도인 점을 비춰볼 때 전 5년이라는 비교적 긴 수험기간을 보냈습니다. 운동도 충분한 연습이 있어야 잘 할 수 있듯이 공부도 충분한 연습을 해야 잘 할 수 있을 텐데, 학창시절에 그 연습을 충분히 하지 못한 탓에 긴 수험기간을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합격한 사람이라면 다들 ‘여러 번 보면 합격할 수 있다’라고 합니다. 여기에 덧붙여 말하자면, 시간이 너무 지나서 이미 잊어버린 내용을 다시 보는 것은 처음 보는 것과 똑같습니다. 즉, 그 내용을 잊기 전에 한 번 더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통 2천 페이지 정도 되는 두꺼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다시 처음부터 보려고 하지 마시고 반복할 수 있는 짧은 분량을 정해서 잊기 전에 여러 번 보실 것을 추천 드립니다.

Q. 특히 혈우환우로서 체력적, 건강 측면에서 시험 준비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어떤 위기를 겪으셨고,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출혈로 인해 통증이 있을 때면 누구나 무기력해지고 활동하는 데 제약이 있습니다. 저는 이럴 때면 무리해서 공부하지 않고 오히려 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처럼 늦잠을 자기도 하고, 미뤄놨던 쇼핑 등을 하면서 머리가 충분히 쉴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쉬는 시간을 종료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저녁이라도 통증이 가라앉으면 내일로 미루지 말고 잠시라도 공부할 수 있도록 도서관으로 향했으면 합니다.

Q. 시험 준비 중 출혈이나 건강관리에 대한 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그 당시에는 빨리 합격하겠다는 생각에 건강관리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면 지금처럼 하루에 한 시간 정도 운동을 하는 것이 오히려 수험공부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Q. 세무사가 되면 어떤 경력을 쌓아 가나요?

일반적으로 세무사 시험에 합격하면 본인 명의의 사업자인 개업세무사, 그 개업세무사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무세무사 또는 일반 기업에서 근무를 하는 직장인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진로를 선택하든 최종적으로는 개업세무사의 길을 가게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세무사는 세무대리인으로서의 업무를 하는 것이 주된 업무이며, 도서를 출간하거나 강의, 방송, 유튜브 등을 통하여 다수의 사람들을 위해 세무지식을 전달하기도 합니다.

Q. 본인의 경험에 비추어 도움이 됐던 세무 관련 상식이나 법, 제도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특히 혈우환우 가족들에게 필요한 세무 정보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사업자에게 있어서는 실무적으로 가장 큰 혜택이 될 수 있는 제도는 고용증대세액공제입니다. 간단히 이 제도에 대해 말씀을 드리면 근로자가 증가할 경우 그 증가한 인원 당 매년 최대 1,300만원을 3년 동안 세금에서 공제하는 제도입니다. 만약 올해 그 세금이 1,300만원이 안된다고 할지라도 10년 동안 이월해서 공제할 수 있는 유용한 제도이므로 직원을 고용하는 사업자는 반드시 알아둬야 할 제도입니다.

Q. 절세를 위한 나만의 팁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납세자를 위한 저만의 절세 팁이라고 하면 지인을 활용할 줄 아는 세무사라고 할 것입니다. 과거에는 강의도 하고 책도 쓰는 똑똑한 세무사라고 자만한 적도 있었으나, 아무리 똑똑해도 두 명의 지식에는 못 미칠 것이며, 세 명의 지식에는 훨씬 더 못 미칠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주변의 많은 세무사 또는 세무 공무원과 교류를 통하여 납세자에게 현실적으로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 절세안을 찾아드리고 있습니다. 이것이 저만의 절세 팁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향후 꿈이나 계획이 있으시다면.

세무사로서는 오랜 시간 계획해 온 부동산과 관련한 도서를 출간하겠다는 목표가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언제까지나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갈 수 있는 남편, 그리고 언제까지나 안아줄 수 있는 아빠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매일같이 운동하면서 건강한 몸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먹는 것만 조금 조정되면 건강해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제 목표는 이러한 바람과 노력을 잊지 않고 계속 실천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