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조금 다른 특별한 초등학생을 키워나가는 방법이란?

코헴  vol.184 l 2022. 3/4  11~12p

환우 여러분 안녕하세요? 부산에 사는 최윤건 환우(8세, 중증 혈우병A)의 엄마입니다. 학교상담 부모교육(1월)에 참여해서 느낀 점을 널리 공유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펜을 잡게 되었습니다.

 사실 혈우병이라는 단어조차 초등학교 과학교과서에서 처음 배워 알게 된 말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그렇구나. 이런 병도 있구나.’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지나쳤던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알게 된 것은 역시, 결혼하여 아이가 태어난 후부터죠. 서툰 솜씨지만 열심히 물어가며 육아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린아이가 예방접종을 하고나면 으레 접종 부위에 멍울이 생겼어요. 아이가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부터는 팔꿈치, 다리에 멍이 자주 들어 ‘왜 다른 아이들과는 조금 다를까?’하는 생각이 짙어지더군요. 

소아과 의사 선생님은 ‘당장 큰 문제는 없겠지만, 혈우병이 의심됩니다. 아직은 어려서 혈액 검사는 어려우니 첫돌 때까지 지켜봅시다.’라고 하였습니다. 당시 제 주변엔 이런 경우가 없어서 ‘설마 그럴리가!’하며 가볍게 넘겼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첫돌 무렵에 이르러서는 스스로 움직이는 동안 팔, 다리 등 온 몸에 멍이 점 점 늘어만 갔습니다. 다시 진료를 받았더니 지혈검사를 한번 해보자고 하였습니다. 아직 돌이 채 지나지 않은 아이의 손가락을 찔러서 얼마 만에 지혈이 되는지 검사하고 혈액검사를 하였습 니다. 우는 아이를 달래가면서 검사를 받는 동안 너무 긴장도 되었고 아이가 안쓰러웠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날. 놀랍게도 아침에 일어나보니 채혈을 했던 팔이 퉁퉁 부어있었습니다. 큰 병원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를 모 대학병원에 입원시켜 검사를 받았습니다. 검사 결과, 의료진으로부터 ‘혈우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처음엔 아이에게 정말 미안하였고, 어떻게 키워야 나가야할지 막막하였고 무서웠습니다. 그 렇지만 내 옆에는 든든한 가족이 있었고, 부산의원 의료진과 상담사 선생님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은 덕분에 지금까지 잘 이겨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덧 아이가 올해 8살이 되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유치원을 마치고 정식으로 초등학교에 입학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모든 학부모들은 긴장하게 마련입니다. 혈우병의 위협으 로부터 아이가 학교생활을 잘 해나갈 수 있을지 막연한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부산의원 상담사 선생님의 권유로 ‘학교상담 부모교육’에 참여하게 되었습니 다.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초등학교 입학 직전이라 두려움이 컸는데 마치 지름길이라도 알게 된 듯, 위안을 얻게 되었어요.

교육은 zoom으로 시행되는 온라인 강의였습니다. 비록 온라인이었지만 혈우 가족 여러분을 만나 환우 아이를 키우는 입장을 공유하다보니 금세 서로 돈독해졌습니다. ‘결코 나 혼자가 아 니다.’는 이심전심이 서로 통했나 봅니다. 재단의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학교 담임선생님에게 혈우병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면서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함께 제시하였습니다.

마음을 전하는 나의 후기

① 다른 환우 가족에게 추천할 만한 주요 강의 내용은 무엇이었나요?

# 담임선생님에게 알리는 요령(예시)

-담임선생님에게한꺼번에많은정보를알리려하면담임선생님은덜컥겁부터낼 수있습니다.선생님들로부터우리아이에대한선입견이생길수있으니혈우병 에대해간략하게학교에서도와줄수있는사항만알리면된답니다.

-우리아이들은주사만제때맞으면일상생활이가능합니다.선생님혹은학교에 서해주어야만하는일은크게없습니다.다만다쳤을경우부모에게즉시연락 해주세요.그럼제가병원으로데려가겠습니다.그밖에는다른아이들도머리 를다치면위험하듯우리아이도같습니다.다치게되면OO병원(혈우병지정병 원)에빨리갈수있도록도와주시면됩니다.’

 # 평소 아이를 키우며 궁금했던 점에 대한 Q&A(재단 사회복지사와의 문답) 

Q.우리아이들이주사를주기적으로계속접종해야하는데아이들에게효과적인보상방법으로어떤것이있을까요?

A.아이들이시각적으로느낄수있도록상장을만들어주는것도좋은방법입니다.

 #‘119 안심콜’(이번 호 13p 참조)란?

-‘119안심콜’사이트에우리아이의질환정보를미리등록해놓으면,긴급상황 시필요한도움을받을수있다는사실을배웠습니다.저는강의를마치자마자 바로회원가입을하여정보를등록해두었습니다.모든혈우가족에게도움이되 는정보로추천할만합니다.

# ‘부모가 자존감이 높아야 우리 아이들도 자존감이 높아진다.’

-들으면서크게공감이갔습니다.우리아이를건강하게낳아주지못해미안한마음이들때가많았습니다.그렇지만이제이런생각은아이를위해서도하지않을겁니다.

② 강의를 듣고 난 소감 한 마디 부탁드려요.

- 초등학교 입학 전, 막연한 두려움을 해결해 주는 정보로 가득한 강의였습니다. 잘 기억 해 뒀다가 입학 후 학기 초 학부모 상담 때 활용해 보고자 합니다. 고민에 대한 해답과 마음의 위안을 동시에 얻은 것 같아 눈물이 났습니다. 다시 한 번 교육을 함께한 모든 분에게 감사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큰 도움을 받은 만큼 저도 필요한 사람에게 꼭 도움을 나누고 싶습니다.  

③ 치료를 받는 동안 만났던, 마음을 전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한 말씀 부탁드려요.

처음,혈우병이무엇인지알게되었을때는막막함뿐이었습니다.무서운마음만가득 했었습니다.그러나우리아이를항상도와주는의료진과사회복지사,상담사선생님 들이있어이제는마음이든든합니다.저희아이가어려서혈관찾는것이힘들었을 때,많이도와주셨던부산백병원박지경교수님과주사실간호사선생님들께지면으 로나마감사하다는말씀을꼭전하고싶습니다.저희집과가까워꾸준히내원했고, 도움을받았던재단부산의원의료진모두진심으로감사드립니다.그동안저희아 이를돌봐준의료진에게감사한마음을꼭전하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