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가족 이야기
"혈우가족 이야기"는 혈우재단 재단보 ‘코헴지’에 소개되었던 환우와 가족의 경험담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개인 보호를 위해 일부 글은 익명으로 게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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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해외 환우의 편지-러시아 환우의 결혼 스토리 관리자 ㅣ 2022-04-08 09:30 ㅣ 4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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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다가온, 사랑으로 바뀐 나의 인생-러시아 환우의 결혼 스토리 - 러시아 환우의 청첩장 - 코헴 vol.184 l 2022. 3/4 안녕하세요. 지난 호에서 인사드렸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Vladivostok)에 사는 아르센 듀키노프(Arsen Dukhinov) 환우 입니다. 지난 이야기에 대한민국 환우 여러분이 많이 호응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제가 결혼했다는 최근 소식을 전해들은 한국혈우재단의 편집자는 모든 환우가 관심 가질만한 이야기라며 강하게 요청하였어요. 못 이긴 척, 저의 결혼 스토리를 들려드릴까 해요. 저는 사실 러시아 서쪽 볼가(Volga) 지역 태생이에요. 러시아는 영토가 워낙 넓어 다른 지역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수두룩하답니다. 사업 차 블라디보스토크에 처음 가게 되었을 때, 도시인지 시골인지조차도 몰랐어요. 그러나 그 곳에서 운명이 시작될 줄이야. 2019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사업 차 머물던 어느 날. 해변에 일몰 구경을 갔었어요. 그런데 금발 의 미녀가 다가와 대뜸 카메라를 내밀더니 “사진 한 장만 부탁할 수 있을까요? 사진을 예쁘게 찍어 주시면 보내 드릴게요.” 저는 당연히 사진을 받고 싶다고 했죠. 이후 사진을 주고받다가, 가까워져 같이 시내 구경도 가게 되었죠. 저에게 낯선 도시를 친절히 소개해 준 그녀의 이름은 케이트(Kate). 계속 연락하며 지내게 되었고, 지역 축제 때 해변에 있는 클럽에서 같이 춤을 추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날, 그녀에게 반해 버렸습니다. 정식으로 고백을 하였고, 저의 진심을 흔쾌히 받아주었습니다. 2년 후인 작년 12월, 저희는 결혼을 하여 평생을 약속하게 되었습니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성(姓) 을 따르는 문제를 의논하며 더욱 사랑이 깊어졌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네요. 결혼 전 제 아내의 성은 러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성.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의 성, 로마노프(Romanov)랍니다. 원래 러시 아에서는 결혼하면 아내는 남편의 성을 따르게 되어있어요. 하지만 저는 아내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싶어서 Dukhinov-Romanov로 양성을 같이 쓰자고 제안했어요. 러시아의 문화에서는 상당히 이례 적인 일이었죠. 아내는 매우 기뻐하였어요. 태어날 우리 아이들에게 아버지와 어머니의 조상을 같이 기억하게끔 하자고 약속했죠. 혈우병을 앓았던 로마노프 왕조가 떠올라 더욱 공감이 갔죠. 결혼한 이래, 블라디보스토크에 정착해 살고 있습니다. 나의 운명을 만나게 해준 이 곳. 서로 사 랑하며, 마음까지 하나가 되어 출혈없이 오래오래 행복하고 살고 싶어요. 대한민국 환우 여러분도 좋은 만남을 위해 스스로 매력을 가꾸어 나가세요. 미남이 되라는 말이 아닙니다. 다양한 재주를 갖추기 위해 항상 노력하면서 다양한 사람과 어울려 보세요. 자신의 장점을 늘려나가세요. 분명 좋은 인연이 다가올 겁니다. 곧 사랑의 순간을 맞이하시길 바랄게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아르센 듀키노프(Arsen Dukhinov) 올림. PS. 아 참, 제 글을 읽어주신 답례로 제 웨딩 화보를 보여드릴게요. * 사진은 코헴지 15p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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